본문 바로가기
이주민선교정보/이주민 선교정보

피부색 출신국따라 대우는 하늘과 땅차이

by 위디국제선교회 2009. 4. 14.
2005-06-07
버스나 지하철 및 번잡한 도심의 길거리나 한적한 바닷가, 대기업의 사무실이나 중소기업의 생산 현장 등 이제 어디에서나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피부색이 다르고 자기들만의 언어를 사용한 다고 해서 더 이상 낯설거나 구경거리가 되지 않는다. 이들은 단순한 방문자에서 우리와 생활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출신국가 피부색 방문이유에 따라 외국인이 받는 대우는 천차만별이다. 한국인의 부러움 을 한몸에 받으며 기대 이상의 환대를 받는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공장에서 기름과 땀에 절어가 며 죽도록 일해도 멸시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혈통집착 배타성­서구문화 맹목추종 이중잣대 뚜렷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이중 잣대」는 혈통주의에 집착하는 배타성과 서구 문화에 대한 맹목적 추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대 한상복교수(문화인류학)는 『외국인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우리 사회가 「자기민족중심주의」와 「사대주의」라는 상반된 극단주의를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 적한다.

물론 이것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교수는 『우리 경우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 각하는 문화적 상대주의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라고 말한다.

한국인의 배타성과 폐쇄성은 외국 언론들도 종종 화제로 삼을 정도다. 홍콩에 본사를 둔 정치경 제위험자문사(PERC)가 격주로 발행하는 「아시아정보 보고서」는 지난 4월 외국인들이 문화적으로 가장 배타적인 아시아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고 발표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외국인은 더이상 「국외자」가 아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96년 한해 동안 356만 4966명의 외국인이 입국하고 350만9198명이 출국했다. 하루에 1만여명의 외국인이 들어오고 나간 셈이다. 중요한 점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와 함께 사는 체류자라는 것이다.

이들 체류자는 변호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과 유학생 근로자 외교관 언론인 상사주재원 군인 등의 갖가지 직업으 로 살아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96년말 기준으로 합법적 체류자는 14만8731명인데 비해 불법 체류자는 12만9054명이나 된다.

무국적자 71명을 포함해 전세계 170개국 출신의 불법체류자가 있 다. 1위는 중국으로 4만 2058명(조선족 2만7215명 포함)이며 2위는 필리핀인으로 1만212명이다.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하고 1000명 이상의 불법체류자가 있는 국가만도 방글라데시 타이 파키스탄 몽골 인도 네팔 일본 러시아 미얀마 대만 페루 이란 베트남 등 13개국에 달한다. 불법체류자의 출신 국가수만 보자면 한국의 세계화는 수준급인 셈이다.

정부나 기업은 열심히 국제화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학부모들도 유아의 영어교육에까지 열을 올 리며 이에 동참한다. 하지만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과 한국인은 모습은 세계화나 국제화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작년 8월 전세계에서 번성한 화교가 한국에서만은 발도 제대로 붙이지 못한 것은 한국정부의 의도적인 차별정책 때문이라고 보도했 다. 화교 2세 왕계문씨(52·연합중국어연구소 소장)는 『최소한 더불어 살아가는 준한국인으로 인 정해달라』며 화교에 대한 영업장 면적제한 등의 부당성을 지적한다.

한국인의 인맥주의나 적당주의는 외국인이나 교포들에게도 높은 장벽이다. 11세 때 부모를 따라 이민해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한국에서 3년째 일하는 민유선변호사(33·여)는 『한국 사 회는 혈연 지연 학연 등 개인적 관계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민변호사는 『한국 사회는 규칙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투명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170개국 27만여명 체류…체계적 관리 시급
일부 한국인들이 경제적 우월감에 빠져 외국인 근로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도 큰 문제 다. 모로코안 와자니씨(28)는 1년 전 학업을 계속하기 위한 돈을 빨리 벌겠다는 꿈을 가지고 한국 에 왔다. 와자니씨는 산업재해로 손을 다쳐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와자니씨는 『한국에서의 1년 생활에 내 인생의 목표도 사라졌고 건강도 잃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나를 인간으로 대해주 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이나 유럽 출신 체류자들은 동남아국가에서 산 몇만원짜리 가짜 학위증서만 으로도 영어강사를 하며 고액의 수입을 올리며 온갖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피부색은 큰 장애다. 서울 벌리츠어학원 여강사 사라씨(27)는 대학에서 언론학과 라틴학을 전공한 미국인.

하지만 사라씨의 첫 강의시간은 항상 고역이다. 사라씨는 자신의 검은 피부를 처음 마주치는 학 생들의 얼굴에 거부와 호기심의 표정이 드러나는 것을 놓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함께 살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야 하는 외국인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나 관리 가 사실상 없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한국노동정책연구소의 박석운소장은 현재의 외국인정책에 대해 「정부가 불법을 조장하는 무정책 상태」라고 비판한다. 박소장은 『외국인 체류자는 불법적이 든 합법적이든 사실상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관련법규의 정비와 외 국인근로자법의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꺼리며 체류자격에 따른 분류방법만 고집한다.

외국인을 근로자로 인정하면 근로기 준법이나 국제규약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청에서 발간한 「한국의 사회지표」라는 통계자료집에는 외국근로자를 한 항목으로 분류해 외국인의 취업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단체행동권과 일부 권리를 제한하되 외국인 고용을 정식으로 허용하는 고용허가제를 추 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상산업부 등 일부 부처는 임금상승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중 공청회를 갖고 종합적인 외국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불법체류자들은 정부가 어떤 대책을 수립할지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 4년째 불법취업하고 있는 중국 조선족 이모씨(41)는 중국에 있는 남편과 아들 등 다른 가족도 데려와 함께 사는 것이 소원이다.

이씨의 언니(43)는 92년에, 어머니(63)는 95년에 한국에 와 불법체류해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 세 모녀를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은 이들의 애절한 소원이 이뤄지기를 함께 바라고 있다.





〈강 승 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