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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선교정보/이주민 선교정보

제3국으로 파송.....

by 위디국제선교회 2009. 4. 14.
2005-06-07

“외국인근로자 선교는 세계 복음화 첩경”

홍콩 선교사로 파송된 필리핀 외국인 근로자 레이

▲13일 위디선교회에서 홍콩의 필리핀 근로자들을 위한 선교사로 파송 예배를 드린 레이살도 비악탄이 위디선교회 수료증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홍콩 필리핀 근로자들 위해 선교사로 파송되는 레이살도 비악탄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 시합에 1백여 차례 출전했으나 한 번도 진 적 없는 레이살도 비악탄(37세). 자타가 인정하는 무술 고단자이지만 그는 어린시절부터 가난에 쪼들려 울분에 찬 생활을 해야 했다. 시합에서 승리의 기쁨도 순간 뿐, 뜻 모를 공허함이 있던 그는 청년시절에는 사회 부패에 항거하며 반정부 운동에 열정을 바쳤다.

1997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관광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레이는 체류기간을 넘어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그러나 문화의 이질감과 계속된 공장 작업으로 인한 육체의 고단함, 불법체류자로 사는 불안함 보다 레이를 괴롭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돈을 벌어 고향에 집을 사고, 부인이 한국에 와서 함께 살면서 자녀도 출산했지만 레이의 마음에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늘 사라지지 않았다.

이 때 마침 친구를 따라 교회에 다니게 된 레이. 전에 느끼지 못하던 평안함과 행복을 느끼면서 레이는 점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와 같은 민족과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

사역 훈련을 받고 신학을 공부하면서 레이는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마석 일대와 안양을 오가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외국인 근로자들을 심방하고 성경을 가르쳤다. 특히 그의 특기인 칼리를 복음 전파의 도구로 활용하여, 주일에는 체육관에서 한국인과 필리핀인들을 대상으로 예배를 인도하고 무술을 가르쳤다.

그러는 중 레이는 불교권인 홍콩에 무려 약 18만여명의 필리핀 근로자들이 있으며, 이들의 상당수는 딱히 일자리가 없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들에 대해 긍휼의 마음을 품은 레이는 한국에서 받은 사랑의 빚을 갚고자 홍콩의 필리핀 근로자들을 위해 선교사로 떠날 것을 결심했다.

레이는 "바로 이 사역을 위해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주관하시어 나를 한국에 보내셨다"며 "가난했고 한국에서 나그네였던 자, 얼굴에 기름을 묻혀가며 고생하고, 불법체류자로 고개를 들 수 없었던 자가 하나님의 거룩한 종이 되어 다른나라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사랑을 실천 할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외국인근로자 선교는 세계 복음화의 첩경

위의 이야기는 위디선교회에서 제자양육하여 제 3국으로 파송한 레이살도 비악탄이 간증한 실화다. 13일 산소망교회(안양 동안구)에서 선교사 파송예배를 드린 레이는 본국이 아닌 타국의 필리핀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역파송 된 것으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한국교회에서는 미전도종족의 90%가 살고 있는 10/40창에 선교 역량을 더욱 집중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나면서, 이 지역에 파송되는 선교사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10/40창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이동하는 추세에 따라 21세기 선교 패러다임 또한 단순히 '나가는 선교', 곧 원심적 선교만이 아닌 '들어오는 선교', 구심적 선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데 뜻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인구의 1%가 외국인근로자다. 위디선교회 이재혁 선교사는 "주로 선교지 사역에만 관심을 가진 한국교회의 취약점은 바로 외국인근로자 사역이었다"며 "이제 한국교회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온 이들을 돌보고, 영적 갈급함을 채워주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임을 알렸다.

국내 저출산률로 인한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는 결국 외국인근로자들의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외국인근로자 유입 양상 또한 전 사업에 걸쳐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인구 분포에서 성비 불균형은 국제결혼을 부추겨 외국인 여성들이 국내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 또 제조업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외국인근로자들 중에도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 농업 등 굴뚝 없는 연구 인력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교회의 국내 산업동향 및 인구 변화에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선교대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재혁 선교사는 이에 우선 "해외선교전문기관들이 외국인근로자들을 섬기는 교회, 선교단체와도 연합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한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근로자들을 현지에 이미 지부를 두고 있는 해외선교전문기관들에 연결시켜 연속적으로 케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최근 25년간 한국교회가 선교사 파송에만 급급하여 선교사 관리를 비롯한 선교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점을 지적, 외국인근로자 선교 인프라 또한 해외에 비해 거의 갖춰진 것이 없음을 알렸다. 특히 한국은 선교 전략가, 선교 기획가, 선교 연구가 양성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상황으로 더이상 주먹구구식 사역으로 중복투자, 사역 효율성 저하, 선교사 중도탈락 등의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선교사는 한국교회, 한국선교단체가 전체 예산의 1~2%라도 선교연구를 위한 예산을 책정하여 최소 10~20년간 투자해야 함을 주장했다. 위디선교회의 경우 최근 20여개의 국내외 사이트를 참고하여 외국인 이주민이 많이 살고 있는 세계 주요 22개국의 종교분포 및 이주민 분포, 이주민 종교분포 등을 정리한 세계이주민선교지도(2005 World Migrant Mission Map)를 발행해 타 단체들이 외국인근로자선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이주민선교지도(2005 World Migrant Mission Map)는 국내용으로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용하기 위해 영문으로 제작됐다. 지도에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많은 22개국가의 종교분포 및 이주민 분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위디선교회는 이 지도를 위해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독일 등의 통계 사이트를 활용했다.

퍼즐이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조각도 부족하면 안되는 것처럼, 세계선교의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퍼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 선교사는 "선교사 파송만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한국교회가 세계선교상황의 급변과 관계없이 전근대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외국인근로자 선교에서 또다시 비전을 발견해야 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