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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외국인노동자 선교현실과 발전과제<박천응목사>

by 위디국제선교회 2009. 4. 14.
2005-08-16


한국교회의 외국인노동자 선교 현실과 발전 과제


박천응 목사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대표)


외국인노동자의 등장은 한국교회로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열어가도록 눈을 뜨게 만들었다.
한국교회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선교적 관심은 매우 지대하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의 외국인노동자 선교의 지평은 양적 성장의 대상이 아니라 질적 성장의 디딤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교 사역자 자신은 인간 이하로 살아가는 외국인노동자의 차별적 현상을 바라보며, 가난하게 소외된 자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진 예수님의 삶을 거울 삼아 자기 자신도 지속적으로 돌아보는 수련문화를 일상화하면서 성숙한 신앙 문화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봉사적 차원을 넘어 이웃과 사회의 고통 현실에 귀를 기울이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대하여 예언자적 선교실천을 하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1. 외국인노동자 실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2월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노동자 수는 367,158명이다. 산업연수생 32,576명(8.9%), 해외투자연수생 13,744명(3.7%), 취업비자외국인 33,030명(9.0%), 미등록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287,808명(78.4%)이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교포 77,650명(27%), 중국 69,717명(24.2%), 태국 19,888명(6.8%), 필리핀 18,010명(6.3%), 방글라데시 16,386명(5.7%), 인도네시아 15,266명(5.3%), 베트남 14,495명(5.0%), 몽골 13,420명(4.7%), 우즈벡키스탄 7,519명(2.6%), 파키스탄 6,321명(2.2%), 기타 29,136명(10.1%)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외국인노동자는 대법원에서 1995년-1997년 5차례에 걸쳐 ‘근로자 신분인정 판결’을 내렸지만 아직 까지 ‘산업기술연수제도’가 편법 적으로 존속되면서 근로자 신분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단지 외국인노동자라는 이유로 임금체불, 여권압류, 강제적금, 기숙사 감금은 물론 폭행과 성희롱의 사각 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경기개발 연구원이 지난 2003년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한 사람 당 평균 471만원을 내고 입국해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고 월 평균 96만원을 벌고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조속히 고용허가제를 통하여 인권문제, 불법체류문제, 송출비리문제 등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외국인노동자 선교 현실

한국에서 외국인노동자 선교는 1990년부터이다. 성생원(1991년), 갈릴리교회, 희년선교회(1992년) 등이 초창기 활동 단체이다. 1992년 1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도시농어촌선교위원회에서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하였고, 1993년 한국교회 외국인노동자선교협의회가 조직되면서 외국인노동자선교의 장을 열어갔다. 그러던 중 1994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성남외국인노동자의집 등이 설립되고 1995년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가 창립되면서 외국인노동자 선교는 NGO 형태의 인권선교로 발전되어 나아갔다.

외국인노동자선교기관은 수시로 설립되었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 외국인노동자선교를 전문으로 하는 교회나 기관 이외에 교회에 찾아오는 외국인노동자를 중심으로 별도의 예배 및 지속적이진 못하지만 일시적 프로그램을 하는 교회까지 합하면 그 수는 200여 곳이 넘는 다고 보겠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를 전문 선교로 하는 교회와 기관을 보면 대략 100여 곳에 이른다. 예수교 장로회(통합) 36곳, 기독교장로회 11곳, 감리교 9곳, 예수교 장로회(합동) 38곳, 성공회, 순복음3, 침례교, 성결교, 독립교회 각 1곳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천주교 11곳, 원불교1, 불교 2, 일반 비종교 단체 10여 곳을 합하면 외국인노동자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는 대략 125여 곳이며, 전체적으로는 대략 225여 곳 내지 많게는 250여 곳에서 외국인노동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 선교기관이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 2000년 9월과 10월 외국인노동자 관련 단체 90여 곳 설문 조사중 79개 단체의 종교활동을 조사한 바 있다. 이 자료는 국내 외국인노동자선교의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직접전도 사업을 하는 단체들의 경우 예배(87.1%), 신앙상담(75.7%), 경전학습(61.4%), 기타 전도활동(17.1%)으로 보고되고 있다. 당시 조사기간동안 예배, 예불, 미사에 참석하는 외국인노동자 수는 총 4,647명으로 조사되었다. 2000년 12월 기준 당시 총 외국인노동자는 285,506명이었다. 0.016%만이 한국의 종교기관의 예배에 참석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99.8%는 외국인노동자 본국 설립 종교기관에 연결되어있는 무슬림이거나 비종교인 임을 보여준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한글교육(85.5%), 컴퓨터교육(32.5%), 국내법 교육(25.5%), 산업안전교육(25.3%), 성교육(12%) 순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응한 90여개 외국인노동자 지원단체들은 운동 경기 등 각종 행사(86.4%), 의료지원사업(76.5%), 소식지 및 출판사업(65.4%), 연대사업(64.2%), 쉼터운영(42%), 외국인공동체 지원사업(35.8%) 국내단체 지원을 끌어내는 사업(13.6%), 국제결혼 문제(7.4%)로 드러났다. 이들 단체의 상담활동을 보면 임금체불(84.1%), 의료(81.4%), 산업재해(76.8%), 출국관계(69.6%), 쉼터(56.5%), 법률상담(49.3%), 폭행(46.4%) 등의 비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3.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

‘선교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전통적으로는 교회를 세우고, 세례를 주어서 교인 수를 늘려 나가는 것이 선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교회도 포화상태이고, 새롭게 세례 받을 교인도 많지 않은 유럽 등지에서는 선교는 곧 봉사(Diakonia)라는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노동자선교는 예배와 성경공부를 중심으로 하는 ‘전도의 선교(Evangelical Mission)’만 아니라 목마른 자, 가난한자, 옥에 갇힌 자의 모습으로 지금도 우리 곁에 찾아오는 외국인노동자를 치료하고 감싸주는 ‘봉사의 선교(Diakonia Mission)’로 자리잡아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인노동자가 근로자의 신분을 인정받지 못하고 “우리는 노예가 아닙니다” 라며 절규하도록 만드는 차별구조를 중단시키는 ‘정의의 선교(JPIC Mission)’ 역시 중요한 영역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외국인노동자 선교는 진심으로 낮선 이웃(stranger)을 환대(hospitality:주인과 손님이 하나됨)함으로 이웃으로 만나는 ‘만남의 선교(Encounter Mission)’이어야 한다. 외국인노동자 선교는 우리 사회의 배타적 문화를 넘어 우리의 이웃으로 심리적 관계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외국인노동자선교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선교단체들간에 비슷한 활동의 중첩이 아니라 좀더 전문화되고 다양화 되어야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외국인노동자 선교의 발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첫째는 외국인노동자 선교를 누가 담당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현재는 외국인노동자 상황이 열악하고 아시아의 기독교가 취약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 담당하고 있다. 물론 귀환한 한국인 선교사가 담당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노동자 자신이 자신의 언어로 자신들의 문화로 예배 드릴 수 있도록 현지인 선교사가 국내에서 자리잡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두 번째는 외국인노동자선교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본국에서 한국으로 오기까지, 한국에서의 생활, 본국으로의 귀환 등 어느 영역까지를 외국인노동자 선교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선교는 총체적이고 상호 연결되어있는 것이지 단절 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기독교 기관이 담당하고 있는 한국생활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인노동자 선교의 영역은 훨씬 확대되어야 한다. 한국으로 나오기 전과 돌아간 후의 문제는 별개로 하더라도 귀환을 준비하고 귀환후의 지속성의 문제는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소한 귀환(Reintegration)을 돕고 귀환 후 현지 적응이 가능하도록 돕는 부분까지 선교적 관심이 확대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노동자로서만 아니라 생활인으로서의 선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이다. 외국인노동자는 공장에서 일 할 때는 노동자이지만 일을 마치고 지역사회에 돌아오면 생활인이요, 지역주민의 한사람이다. 우리의 정다운 이웃으로서 ‘무적주민(국적이 다른 주민)’인 것이다. 많은 경우 불법체류자로 지내면서 이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양육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그러나 단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의료보험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장제도로부터 제외되어있다. 즉 선교 내용의 다변화와 전문화가 다양하게 모색되어야 한다.

네 번째는 선교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자기 중심적이거나 패권적이어서도 안 된다. 선교의 중심은 하나님(Missio Dei)이다. 그러나 현재 외국인노동자선교는 자기 외연의 확대가 중심이 되면서 연대와 협력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때로는 지나치게 경쟁적이거나 중첩되는 일도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병적인 전투선교’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21세기의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열어 가는 외국인노동자선교는 외국인노동자 선교 담당자뿐만 아니라 모든 선교 사역자 역시 선교의 영역에 자신도 포함시켜야 한다. 이는 선교과정 과 일상생활에서 ‘수련 문화 선교’를 열어감으로 가능하다. 즉, 외국인노동자 선교는 외국인노동자에게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동시적 선교’ 이다. 말씀이 육신이 된 예수님처럼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생활화되어 몸으로 말하는 성서가 되도록 하는 ‘일상 생활을 통한 자기 자신에 대한 선교’가 이루어져야한다. 외국인노동자 선교는 ‘자신을 비우는 선교적 자세’로 다른 종교의 사람을 만나고, 다른 문화의 사람을 만나고, 언어가 다르고 피부가 다른 사람을 만남으로 그 가운데서 하나님의 음성을 새롭게 듣는 ‘깨어있음’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