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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선교정보/이주민 선교정보

<특집> 기고3-복음에 굶주린 외국인 근로자 선교

by 위디국제선교회 2009. 4. 14.
2006-02-16

복음에 굶주린 외국인 근로자 선교

김영애 선교사 (GMS 파송선교사, 암미선교회 대표)

한국 교회의 선교에 있어서 외국인 근로자 선교의 중요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90년대 초만 해도 불과 소수의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외국인 근로자 선교에 관여하던 것이 이제 그 숫자만도 전국에 200여 단체로 늘어난 것을 보아 알 수가 있다. 이제는 웬만한 선교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 커리큘럼에는 외국인 근로자 선교가 한 과목 들어가 있을 정도이다.

이런 배경은 세월을 거듭하면서 3D 업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 경제의 중요한 기초 인력이 되어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마련한데다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장기 불법 체류 현상이 두드러진데 기인한 것이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우리의 외국인 근로자 선교도 이제 횟수를 거듭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선교의 현주소를 파악하며 이에 따른 향후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 글은 외국인 근로자 선교에 있어서 복음 부분으로 제한하여 그 전략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나그네 선교의 허와 실
외국인 근로자 선교는 그들이 자신의 필요를 따라 교회를 찾고, 교회는 이들이 나그네인 점을 돌아보게 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들의 문제가 그렇게 단순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나 외국인 근로자 선교가 자리를 잡게 되고 전문적인 상담소가 곳곳에 생겨난 것을 본다. 인권 단체들의 역할도 커서 요즘은 불법 체류자들이 자신들의 퇴직금까지도 챙기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임금 체불 문제에 급급했던 이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런 면에서는 소위 진보주의 교회나 선교 단체들의 역할이 컸다. 물론 그런 인권 운동이 과격현상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외국인 근로자 선교를 단지 도움이 필요한 나그네 선교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성경의 나그네를 돌보라는 명령 외에 더 중요한 지상명령, 곧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타문화권 선교의 가르침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각국에서 모여든 이 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현지 선교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외국인 근로자 선교를 나그네 선교는 물론, 타문화권 선교 사역으로 생각은 하나 많은 경우 실제로는 이 선교가 나그네 선교로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선교 신학에 관한 문제로 선교(또는 복음)에 대한 개념을 단지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며 사랑을 베푸는 것으로 보는 견해 때문이다. 둘째,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언어의 장벽 등의 문제로 그것이 잘 되지 않아 돌봄의 사역, 즉 나그네 선교만 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나그네 선교는 그것이 우리의 마땅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을 고집할 때 심각한 문제점이 야기된다.

무엇보다 그것은 물량 선교 되기 쉽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그저 더 좋은 서비스가 있는 곳으로 몰려다니고, 그렇게 될 때 자칫 거품 선교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선교는 본의 아니게 또 다른 선교 단체의 선교에 지장을 주게 된다. 그런가 하면 외국인들을 많이 모으는데 초점을 둔 나머지, 행여나 외국인들의 반감을 살까봐 일부러 복음을 약하게 희석시키는 경우도 있다. 수년전 필자는 그런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목사가 설교 예화 가운데 선교는 사랑이 중요하다며 자신은 그 교회 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도하려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언급이 있었다.

다음으로, 마음은 원하지만 언어의 장벽 등으로 복음을 전할 수가 없는 경우이다. 물론 전문 선교사에 의해 좋은 선교의 결실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 선교의 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세계 수십 개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전문 사역자의 부족난으로 제대로 된 선교가 어려운 상태이다. 결국은 이래저래 외국인들이 복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 있다. 한마디로 복음에 굶주려 있는 외국인 근로자 선교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고 탄식하신 주님의 말씀이 실감난다.

복음에 굶주려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
외국인 근로자 선교의 아킬레스건인 전문 사역자 문제는 근본적으로 한국 교회의 선교에 대한 바른 선교인식 및 선교 신학에의 정립이 필요하며, 전략적으로도 교단 선교부와 신학교 및 전문 선교단체가 다 나서지 않으면 안 될 광범위한 문제이다. 그래서 당장 현실 가능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를 가진다. (1) 안식년 선교사 활용 (2) 선교사 후보생이 사역 경험을 쌓게 함 (3) 외국인 가운데 믿음이 좋은 사람을 리더로 세움 (4) 다양한 협력 선교, 예컨대 전문 사역자들의 순회 선교 (5) 평신도 사역자 양성 (6) 현지인 지도자 초청 (7) 해당 언어 통역자 확보 등일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복음을 목적으로 접근하려 할 때는 사영리 식이나 한국식 전도보다 우정(friendship)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며 대화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제3국출신으로 종교가 그들의 삶의 스타일인 경우가 많아 급작스런 개종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중에도 우리 위주가 아닌,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주며 인격을 존중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때 반드시 동성(同姓)을 택할 것이다.

또한 회심자들을 위한 양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필자가 섬기고 있는 암미선교회의 경우 지난 10년간의 사역을 볼 때, 3대 주종국인 필리핀, 페루, 인도 선교에서 페루와 인도 그룹이 각기 18명의 수세자가, 필리핀은 17명의 수세자가 나왔다. 그러나 같은 수세자 수에도 불구하고 전문 사역자가 있는 페루와 그렇지 못한 인도 선교는 결과적으로 천양지차가 되었다. 페루 그룹에서는 두 명의 사역자 후보를 비롯하여 수명의 리더들이 나온 반면, 인도 그룹은 리더 하나 제대로 나오지 못한 것이다. 한 마디로 양육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외국인 한 사람 한 사람도 우리와 같이 신앙의 성장을 위해서는 주일 예배 설교뿐만 아니라 소그룹 성경공부나 개인 상담이 필요하다. 가능한 한 외국인들이 자국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록 이 선교가 단편적이고 제한적인 선교가 되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된다는 이른바 믿음 선교(faith mission)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물론 믿음을 가지고 이 중요한 선교지에 추수할 일꾼을 보내달라는 기도와 함께 할 수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교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는 비록 거기에 전문 사역자 부족 등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지만, 곳곳에서 귀한 열매의 소식들이 나오고 있음을 본다. 암미선교회에서도 그동안 67명의 다국적 외국인들이 세례를 받았으며 5명의 사역자 후보가 나왔다. 우리가 무엇보다 복음 전파의 급박성을 생각하여 이 외국인 근로자 선교의 귀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려나간다면, 그래서 복음에 굶주려 있는 이 땅에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그 주림을 해소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겠는가?


선교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