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위디선교회 후원자님들께,
지난 무더위로 맹위를 떨쳤던 세 달의 호흡을 한 통의 편지에 담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의 사역 동행은 우리 사역의 맥이 되었고, 그 사랑은 현장에서 다시 달리게 하는 연료가 되었습니다. 받은 사랑 앞에서 먼저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감사가 우리 안에서 열심으로 타오르며, 다음 걸음을 더 힘차게 내딛겠다는 의지를 굳게 세워가고 있습니다.
이번 7–9월은 ‘연결–준비–확장’이란 세 개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국경을 넘어 동역자를 확인했고(연결), WEA 총회를 향해 부분적으로나마 정교하게 준비했으며(준비), 훈련과 출판으로 현장 적용의 폭을 키웠습니다(확장). 모든 장면의 배경에는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이 있었음을 잊지 않습니다.
7월에, WEA 총회를 앞두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리랑카를 잇달아 방문해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네트워크를 점검했습니다. 맞추어 각 도시의 디아스포라 현황을 경청하며 한국 교회와의 접점을 세밀하게 맞추었습니다. 단순한 인사 방문이 아니라, 무엇을 함께할지 분명히 적어 내려가는 실무 방문이었습니다. 만남을 마칠 때마다 “주님이 함께 하시는 발걸음”이라는 확신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이 모든 여정의 일정,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었던 힘은, 후원자님의 보이지 않는 중보에서 왔습니다.
특히 총회(합동) 청소년-청년 선교캠프에서는 ‘WiThee 선교회’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한국과 세계 각지의 이주민 선교 지형을 알기 쉽게 시각화하고, 로컬 교회와 청년들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첫걸음들을 제시했습니다. 부스 앞에서 멈춰 서서 질문을 던지는 얼굴들—“우리 교회도 할 수 있을까요?”—그 대화 하나하나가 씨앗이 되어 지역을 바꾸고 문화를 바꾸는 긴 여정으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현장의 언어로, 과장 없이, 그러나 소망을 잃지 않는 톤으로 설명했습니다. 후원으로 마련된 자료 한 장, 배너 한 개에도 사명을 실었습니다.
8월, 선교한국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부스 운영, 글로벌 선교 트렌드 나눔, 이주민 선교사들의 퍼포먼스, 이주민 선교 강의 등 역대급으로 알차고 보람된 사역을 펼치었습니다.
한편 이주민 선교사들의 학위과정 기반을 제공하기 위하여 알파인국제대학교(Alpine International University)를 설립하고 문창선 선교사는 ‘이주민 처장’으로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학교의 출범이 아니라, 흩어진 일꾼들에게 지속 가능한 학습 경로와 공적 인증의 길을 열어 주는 연합이었습니다. 커리큘럼은 현장성, 신학성, 리더십 역량을 축으로 설계했고, 멘토링과 동료학습을 결속 장치로 넣었습니다. “현장을 떠나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응답입니다. 후원자님의 믿음이 이 구조를 지탱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같은 달 목포 앞해도에서 열린 안디옥 포럼에서는 ‘선교사의 소양과 자질’에 관해 논찬했습니다. 지식과 기술을 넘어 인격, 공감, 회복탄력성을 핵심 역량으로 제시하며, 팀과 교회의 생태계 안에서 선교사가 어떻게 건강하게 오래 달릴 수 있는지 논의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의 여러 외부 강의에서는 각 공동체의 맥락에 맞춘 훈련 콘텐츠를 나눴습니다. 강의실의 고개 끄덕임, 끝나고 찾아와 들려준 현장의 고민, 손에 꼭 쥐어 준 작별 인사—그 모든 순간이 우리에게 숙제를 주었습니다. 더 명확하게, 더 실용적으로, 더 따뜻하게 돕자. 그래서 다음 강의 자료는 또 한 번 다듬었습니다.
9월은 ‘훈련의 계절’이었습니다. 토요일 MMTS 29기, 주일 8기 심화과정, 월요일 30기 개강으로 한 주 내내 훈련이 이어졌고, 왕성교회에서도 목요일마다 5주간의 MMTS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커리큘럼은 성경적 토대–문화이해–사역설계–팀빌딩–현장실습으로 흐름을 잡고, 과제는 각 교회의 현실에 맞게 변형할 수 있도록 열어 두었습니다. 수료가 목표가 아니라 현장의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서로의 실패와 배움을 안전하게 나눌 수 있도록 동료 피드백을 강화했습니다. 주중의 피곤을 안고 와도, 돌아갈 때는 눈빛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사역의 이유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2021년 코로나 중에 Albert 형제와 가정을 위룬 Brunhilda자매가 한국에서의 12년의 생활을 정리하고 카메룬으로 귀국하였습니다. Brunhilda 자매는 안양대학교 M.Div과정으로 유학을 와서 생활고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유지하다가 D2 유학생 자격을 상실하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이 겪은 이주민의 힘든 상황들을 믿음으로 이겨내고 성장하며 위디BDF안에서는 워십팀과 재정과 매 주일 식사를 담당하고 카메룬 형제 자매들을 신앙으로 이끌어 주는 귀한 믿음의 리더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BDF에 끼친 신앙의 영향은 또 다른 리더들을 세우는 귀한 통로가 되었으며 Brunhilda자매는 미리 미국에 정착한 남편 Albert 형제와 만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현장 소식이 더해졌습니다. 공주기독교연합회 초청으로 공주시에서 이주민 사역을 위한 강의 및 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교단·규모를 넘어 공주시 교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주형 이주민 사역’의 공통 언어를 세우는 기초 강의를 나눴습니다. 이어 ‘작지만 확실한 시작’을 좌담회를 통해 이주민 선교를 디자인했습니다. 공주시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단순했습니다. 준비된 사랑은 길을 만들고, 연합된 마음은 도시를 움직입니다. 이 여정의 배경에도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이 있었습니다.
특히 1월부터 준비해 온 “한국교회 트렌드 2026”(지역교회의 이주민 선교)를 발간했습니다. 통계와 사례, 체크리스트와 큐시트까지—목회자의 책상 위에서 곧바로 사용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지역의 인구, 산업, 학교 데이터를 읽는 법, 교회력과 연동한 연간 플랜, 안전과 윤리의 기준, 파트너십을 만드는 언어까지, 현장이 반복해서 묻던 질문에 응답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한 권의 결과물이자, 앞으로 함께 고쳐 가며 더 나아갈 초대장입니다.
그리고 9월 14일, 사랑의 통로가 선명히 열렸습니다. 할렐루야교회 의료선교팀이 위디를 방문해 BDF 친구들과 산소망교회 성도 및 지역 이웃을 위한 무료 진료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언어·보험·이동의 장벽으로 의료 접근성이 낮은 분들을 위해 기본 검진과 맞춤 상담, 사후 연계를 도왔고, 교회 공간은 하루 동안 작은 ‘치유의 클리닉’으로 변했습니다. 위디에 출석한 지 2주 밖에 되지않은 콩고에서 온 Madam Jojo가 초음파 검사로 산부인과 질병을 발견하고 이때 진료해 주신 안양샘 산부인과 강영수 선생님은 마치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이후로도 Madam Jojo의 건강 상태를 계속 케어해 주고 계십니다. 조기 발견과 즉각적인 연계, 그리고 지속적인 돌봄까지—하나하나가 은혜의 연결이었습니다. 진단을 듣던 순간의 두려움은 공동체의 기도와 의료진의 세심한 안내 속에 차분한 소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치료 일정 조율과 통역, 생활 지원을 돕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교회·지역 네트워크와 함께 의료·목회·사회적 지원을 잇는 연계 모델을 계속 확장하겠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이 존중받는 광경 앞에서, 후원자님의 사랑이 얼마나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후원자님, 우리는 여러분의 헌신을 가볍게 쓰지 않겠습니다. 정직한 보고, 꾸준한 점검, 투명한 집행으로 신뢰를 지키겠습니다. 훈련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강의–코칭–현장 동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AIU와 MMTS, 지역교회 네트워크가 서로 상승효과를 내도록 촘촘히 묶겠습니다. 또한 자료를 계속 업데이트하며, 필요하면 언어·문화별로 맞춤형 도구를 제작하겠습니다. 작은 교회도, 막 시작한 팀도,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분기에는 총회 이후의 협력 과제를 구체화하고, AIU 학사 운영을 안정화하며, MMTS의 평가–개선–재적용 사이클을 더 빠르게 돌리겠습니다. 지역교회가 스스로 진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간단한 ‘스타터 키트’를 보급하고, 도시별 러닝 커뮤니티를 세워 외롭지 않게 달리도록 돕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고백합니다. 감사로 시작해 열심으로 달려왔습니다. 이제 더 큰 분량의 섬김으로 응답하겠다는 의지를 가슴에 새깁니다. 여러분의 기도는 길을 열고, 여러분의 격려는 우리를 멈추지 못하게 합니다. 다음 보고 때, 더 성숙한 열매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곁에서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주 안에서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