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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디소식/해외소식

미주지부 소식

by 위디국제선교회 2012. 2. 8.

2011년 성탄절 Mexico Amor Mission 선교방문기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시편 118:17)

 

  불을 토하는듯한 예배 찬양 인도를 마치신 갑상선암 환자 서진원 선교사님께서 현지 목회자 Francisco 목사님을 뜨겁게 포옹하셨습니다. 3분여의 숭고한 정적이 흐른 후 감격에 북받치신 선교사님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시며, 마치 소리 없는 통곡과 같은 표정으로 다시 한 번 Francisco 목사님을 힘껏 당겨 껴안으셨습니다. 가장 깊은 마음의 중심에서 우러나온 선교사님의 사랑을 확인한 Francisco 목사님과 멕시코 성도님들, 그리고 우리 선교팀원들은 모두 함께 울었습니다. 14년 전 Baja California의 비옥한, 그러나 소망이 없어 척박한 이 땅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고 찾아 온 노란피부의 한국 선교사님과, 가진 것 없고 못 배워 서러운 멕시코 현지인 사역자가 이렇게 진실 되게 서로를 부둥켜안고, 또한 서로를 안타까와하며 울고 있는 이 순간이 부유한 미국 땅 California에서 목회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Long Beach 지역에 새로이 위디한의원 2호점을 개원한 후 '원래의 순수한 취지대로 쓰임 받는 병원이 되어 달라!'는 우리의 소망을 담아 병원 스탭들을 중심으로, 위디선교회와 시작 때부터 협력해 온 멕시코 Baja California의 San Maneadero에 위치한 Amor Mission을 12월 10일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방문했습니다. 토요일 오전 진료를 부랴부랴 마친 후 저희 부부와 동료 한의사 김찬호 씨 부부와 7살 된 막내 딸 Rachael, 저희 교회 Mission Director인 Dave Peters, 교회 성도 Alicia Weum, 사촌동생 이하영 박사, 베데스다 신학교에서 제 강의를 들으시는 강신형 전도사님, 총 9명의 다국적 선교팀은 오후 2시에 저희 병원 주차장에 집합하여 교회 밴을 타고 선교지로 출발했습니다. "Korean time을 극복한 대한국민의 sharp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저의 간곡한 부탁에 거의 정각 2시에 sharp하게 출발한 저희 팀은 단숨에 멕시코 국경에 도착하여 마지막 미국 내 출구인 San Ysidro에서 잠시 휴식과 가스 주입을 완료한 후 멕시코 두 번째 도시인 Tijuana로 들어가는 국경을 통과했습니다. 저도 사실 2년 만에 처음 Amor Mission을 방문하게 되어 국경 통과 이후의 달라진 Tijuana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을 했습니다. 길을 놓쳐 10분 정도 방황을 한 것, 저녁식사 장소로 정한 아름다운 해변가 Oasis Hotel이 사라진 점, 도로표지판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예전에 중요한 이정표로 활용했던 Ensenada의 night club이 외관 공사를 마치고 casino로 탈바꿈한 점, 저녁시간이라 Amor Mission으로의 진입로가 달라져 멕시코 교회를 방문하여 겨우 방향을 알아내었던 점 등을 제외하고는 무난하게 저녁 8시경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저희들을 서진원 선교사님 부부께서는 그 특유의 소탈하고 환한 웃음으로 맞아 주셨습니다. 저희만 도착하면 필을 받아 자정을 가볍게 넘기시던 선교사님의 orientation도 미국 성도님들을 의식하신 탓인지 sharp하게 10분 정도의 인사로 끝내고는 남녀 각자 숙소로 가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공인기관의 승인없이 선교사님 마음대로 문 입구에 별 다섯 개를 그려둔 자칭 'Five Star Hotel'을 다시 세분하여 달랑 heater 하나가 있는 여자 숙소는 Ritz-Carlton, 그나마 아무런 복리후생시설이 없는 저희 남자숙소는 Hilton으로 명명하신 선교사님의 그 여유와 유머가 저는 좋았습니다. 몸으로 때우는 한국 style의 선교를 비웃듯 거의 우리 집 침대 mattress 수준의 air-mat와 귀마개, 개털모자로 완전무장한 Dave와는 상관없이 저희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은 선교사님께 전기 코드를 빌려 달라, 담요나 베게 남는 것 없느냐고 계속 들이 미는 특유의 잡초 근성을 보였습니다. 잠을 자려는 목사님들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이하영 집사님의 철야기도를 뒤로 하고는 모두가 달콤한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숙소 바로 옆에 자급자족을 모토로 선교사님께서 기르시던 예전의 그 토종닭들은 단기선교팀들의 열화와 같은 항의로 인해 삼계탕으로 사라져버린지 오래되어 저희 모두는 거침없이 아침까지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 사막기후의 새벽은 따뜻한 기후에 익숙한 Californian들에게는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로 느껴졌습니다만, 선교사 사모님의 생선매운탕과 조개구이는 아침의 추의를 말끔히 몰아내고 Baja California의 바다향내를 저희에게 심어주었습니다. 황송해하는 저희들에게 “먼 곳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셨는데 마침 멕시코 선장이 생선을 잔뜩 잡아가지고 와 매운탕을 끓이게 되었다”며 즐거워하시는 Esther 사모님의 그 겸손과 사랑을 저는 이번 선교 기간 내내 마음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비상식수로 세면을 완료한 우리는 숙소청소와 짐을 정리하고는 선교사님의 안내로 Amor Mission 센터 내부를 자세히 둘러보았습니다. 10여 년 전 정말 허허벌판이었던 이 곳이 인디오 원주민들과 멕시코인들이 함께 예배드리는 화합의 장소로, 돈이 없고 꿈이 없어 학교 진학은 생각지도 못하던 인디오들을 위한 사립 유치원과 초등학교로, 마약과 알코올에 찌들어 철저하게 망가지고 버림받은 중독자들에게는 마약갱생센터로,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현지인들에게는 단기선교팀이 중심이 되어 순회진료를 할 수 있는 양한방치과 medical center로, 그리고 선교회 주변의 빈땅은 선교회 가족들의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위한 소규모 유기농 농장으로 변화하게 된 것을 보고는 10여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수고하셨을 선교사님의 땀과 눈물을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선교 현장을 돌아본 후 국경에서 늦어질 것을 각오한 우리 모두는 인디오 성도님들과 함께 드리는 주일예배에 모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미국교회와 함께 다녀왔던 ‘Tecate 평화의 집’ 선교에서는 현지인과 너무 분리되어 있다는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현지인들과 함께 찬양하며 기도하면서 이 땅의 죄인들을 위해 낮은 인간의 모습으로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연약한 육신임에도 불구하고 예배 찬양을 열광의 도가니로 인도하시는 선교사님의 성령충만하신 모습과 Francisco 목사님의 불같은 설교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선교팀들에게도 그 영력과 파장이 전달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수시로 이어지는 중보기도와 찬양, 주일학교 어린아이들을 위한 축복기도-그들은 이렇게 꽤죄죄한 주일학교 어린이들 중에 미래의 멕시코 대통령, 주지사, 정치인, 교수들이 탄생하게 해달라고 하나님 앞에 목 놓아 기도했습니다-로 이어지는 2시간의 예배를 마친 뒤의 그 감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성령님이 운행하시는 감동의 예배”라는 표현으로는 너무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Dave에게 ‘the most dynamic, but unorganized worship in my life'라고 웃으면서 얘기했고, Dave는 미국교회나 미국선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culture shock!’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서 선교사님을 ‘a man of the Spirit', 즉 '성령의 사람‘이라고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선교대원들과 교회성도님들은 예배가 끝나기 직전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응답을 경험하신 선교사님께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담대하게 선포하시는 모습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선교현장을 통해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고 왔습니다. 선교의 방학 기간을 가졌던 저는 2012년부터는 Amor Mission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기로 결심을 했고, Dave는 미국교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신학생 강신형 전도사님은 주일 점심으로 Tacco를 사주신 선교사님을 통해 정말 섬기시는 종의 모습을 배우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100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길 원하는 미래의 CEO 이하영 박사는 예배시간에 덩실덩실 춤을 추며 즐거워했습니다. Alicia는 다음 주에 또 Amor Mission 선교가자고 제게 졸라댔습니다. 김찬호 한의사 가족들은 고생을 마다 않고 그들 틈에서 살아가는 선교사님의 모습이 정말 감동이 된다고 하면서 “Long Beach 병원에서 돈 많이 벌어 선교 많이 하자!”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Amor Mission을 방문한 아내는 그동안 선교사님을 통해 행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선교팀원들에게 간증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국경에서의 지루한 2시간의 대기시간을 통해 모두를 차별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 인간은 자신들이 임의로 그어둔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무시하고, 때로는 두려워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San Diego에서의 고급스런 Sushi 식당도 선교사님께서 대접해주신 매운탕과 Tacco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드린 한 가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행하시는지를 서로가 간증하며 우리 모두 즐겁게 성탄절 감사 멕시코 선교를 마무리 했습니다.

 

2011년 12월 15일

위디선교회 미주대표 조남훈 목사